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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적 동일시

투사적 동일시
투사적 동일시는 클라인 학파 내에서 초기 발달과 정신병리에 대한 이론을 재개념화하는 데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치료기법의 원리로서 사용되어 왔다. 그 개념은 기본적으로 해석과정에 적용될 수 있도록 확장되었고, 그것이 갖는 방어적 기능을 넘어 정교화되는 쪽으로 수정되었다. 클라인 학파 내에서 지배적인 견해는, 불쾌한 정서나 자기(self)의 원치 않는 부분이 대상에게 투사될 때 그 대상이 투사된 것을 실제로 경험한다면, 그것은 투사적 동일시라는 것이다. 유아는 고통스런 느낌을 타자에게 집어넣음으로써 그 느낌을 제거한다. 클라인에게 투사적 동일시는 환상이었던 반면, 그녀의 추종자들에게 그것은 자기가 가지고 있을 수 없는 경험을 대상에게 집어넣는 대인관계적 과정이다. 예컨데, 로젠필드(1987)는 투사적 동일시란 유아와 성인 모두에게서 방어적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말이 직접적이지 않거나 충분히 강력하지 않을 때 자신의 감정을 타자가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의사소통으로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환자가 분석가로 하여금 자기의 측면을 느끼게 함으로써 의사소통 한다는 생각은 대인관계적 정신분석 학파를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비온(1959,1962)에게 투사적 동일시는 아이가 어머니와 갖는 초기 상호작용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유아는 고통을 어머니에게 투사함으로써 그것을 제거하고자 한다. 비온의 견해에서, 초기 유아기에 어머니가 담당하는 일차적인 역할은 아이의 어린 자아가 너무 연약해서 감당하지 못하는 좌절과 고통을 대신 "담아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머니는 유아의 긴장을 담아줄 뿐 아니라 그것을 유아가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어 유아에게 되돌려준다. 고통스러워하는 유아를 달래주는 어머니의 능력은 유아가 느끼는 긴장을 흡수하고, 불안을 감당해 줄 뿐만 아니라, 유아로 하여금 그런 대상으로 그녀 자신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 이런 식으로 유아는 좌절과 불안을 관리할 수 있게 되고, 따라서 안정된 정신을 형성할 수 있는 토대를 갖게 된다. 다시 말해서, 유아의 투사적 동일시를 허용하는 어머니의 능력이 유아의 정신건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중략)

다른 클라인 추종자들과 마찬가지로, 옥덴(1982)은 치료 상황에서 투사적 동일시를 주로 사용하는 접근을 택했다. 옥덴의 이론에서 투사적 동일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들을 포함한다; (1)분석가에 대한 환자의 투사; (2)분석가가 자신에게 투사된 부분들을 인식하고 신진대사함으로써(metabolization) 그것들 안에 내포된 위협적인 요소를 제거하기"; (3) 원치 않는 환자의 자기 부분을 감당될만한 것으로 만들어 환자에게 "되돌려 주기". 옥덴에 따르면, 이 과정은 모든 심리치료에서 그리고 특히 퇴행한 환자의 심리치료에서 결정적인 요소이다. 이런 치료 이론은 옥덴이, 시걸과 비온이 기술한 초기 어머니-아이 상호작용의 발달 모델을 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롯슈타인(1986)은 그의 치료 이론에서 분열 개념과 투사적 동일시 개념을 모든 유형의 병리와 정상성에로 확장하여 적용했다. 그는 이런 개념들이 보다 심각한 병리뿐만 아니라 신경증적 사례를 이해하는데도 유용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억압이 문제가 된다는 것은 더 초기에 자아 분열이 발생했음을 말해준다는 시걸의 견해를 받아들였다. 그느 억압, 주지화, 전치 같은 전통적인 정신분석적 방어들은 반드시 병리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그것들의 잠재적 위험은 분열과 투사적 동일시 기제를 사용하는 데서 야기된다. 그롯슈타인은 원치 않는 자기의 부분들이 이런 방어적 책략들에 의해 축출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자이의 재통합을 가져오기 위해 그런 책략들을 발견하고 설명해내는 것이 치료과정의 목표라고 주장한다.
 
요약하자면, 클라인의 추종자들은 공격적인 대상관계, 시기심,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방어가 병리를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클라인의 견해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투사적 동일시 개념에 대인관계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클라인 학파의 기법적 모델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역전이를 해석의 도구로서 그리고 분석적 관계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용하는 것은 클라인 학파의 분석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발달은 클라인 학파와 대인관계 학파를 연결시켜주는 고리가 되었다. 비온(1959)은 집단과정 모델에 투사적 동일시를 적용하는 것을 통해서 이런 경향성을 한 걸음 더 진척시켰다. 개인 정신분석 치료 상황에서 자아의 통합을 가져오기 위해 역전이의 인식을 사용하는 것은 이제 클라인 학파의 추종자 사이에서 주된 기법적 수단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클라인 학파의 치료 목표는 여전히 자아의 통합을 이루는 것으로 남아있다.

클라인 학파의 기법적 원리는 분열과 투사적 동일시-원치 않는 자아의 부분을 없애버림으로써 자아의 응집성을 약화시키는-라는 일차적인 방어 양태에 점점 더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발달했다. 분석 치료의 목표는 이런 방어기제들에 의해 분열된 자아의 부분들을 결합시켜 자아의 재통합을 성취하는 것이다. 클라인은 자아의 통합을 위해 무의식 내용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 반면, 그녀의 추종자들은 분석가의 역전이 반응의 관리를 포함하는 전이-역전이 상호작용을 더 많이 강조한다. 클라인의 추종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분석가가 자신의 역전이 감정을 담아주는 것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클라인의 가장 충실한 추종자인 시걸조차도, 불안이 심각한 환자들의 치료에서는 해석이 주어지기 전에 투사적으로 동일시된 정서를 "안아주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녀는 클라인의 다른 많은 추종자들처럼, 분석관계의 발달에 기초해서 해석의 시기를 조절하는 치료 모델을 지지하였다. 이러한 치료기법의 변화는 전적으로 심층적인 해석에만 의존하는 클라인의 모델을 개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프랭크 써머즈,대상관계 이론과 정신병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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